내 손으로

렉사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 쇠사슬에 묶이지도 않았다. 투기장 옆으로 이어진 어두운 복도들이 흐릿하게 지나가고, 녹슨 금속 냄새와 연기로 가득하다. 공기가 평소보다 뜨겁지만, 어둠 속을 가늘게 뜨고 보니 글레이드 방향에서 연기가 깔때기처럼 흘러나오는 것이 겨우 보인다. 속이 뒤집히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이걸 끝내야 하고, 그러려면 왕을 알현해야 한다.

내가 투기장의 눈부신 빛 속으로 들어서자 그가 기다리고 있다.

관중들이 위쪽의 곡선형 벤치를 따라 늘어서 있지만, 조용하다. 내 샌들이 흙을 밟으며 바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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